귀촌에서 귀농으로, 안미자 귀농·귀촌 연합회 사무국장

산청시대 2021-01-28 (목) 10:56 3년전 1845

“치유의 땅 산청에서 다시 행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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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자 사무국장이 블루베리를 돌보고 있다.

“평소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 생활에 점차 회의를 느끼며 시골살이에 대한 갈증을 늘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던 몇 사람과 만나면 항상 조용한 곳에 땅을 사들여서 함께 살자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죠.”


산청군 귀농·귀촌 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은 안미자 씨의 말이다. 안 씨는 산청에 들어오기 전까지 김해시 장유 신시가지에서 남편과 함께 어학원을 운영하며 영어 강사를 했다. 
2010년 우연한 기회로 신안면 갈전리 내북마을 산골짜기에 지인 5명과 함께 3,200평의 땅을 사들였다. 당시 아직 자녀들이 학생이라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들어가서 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서 산청으로의 귀촌 여정은 시작됐다.

-굳이 산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평소 천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무엇보다도 공기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 산청이면 물, 공기는 걱정 없겠다 싶어서 아무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겨울에 집부터 짓기 시작해 7년 동안 주말이면 산청에 와서 보내고 주중에는 장유에 있고 하는 생활을 했다. 그런데 천식으로 응급실을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허리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2018년 5월 완전히 산청으로 들어왔다. 그 후 몸도 많이 좋아지고 마음의 안정도 찾게 되었는데 아마 지리산 너른 품에 안겨 살아가니 마음의 넓이도 지리산을 닮아 가는 듯하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귀촌 얼마 후, 소일거리가 없나 생각하고 남편과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다. 기술센터 귀농·귀촌 전담상담사가 귀촌에 대한 도우미로, 지금의 연합회 이재순 회장을 추천했다. 이 회장과 상담한 끝에, 한해 상반기는 블루베리를, 하반기는 곶감을 재배 작목으로 선택했다.”

-귀농·귀촌 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산청군에는 11개 읍면에 선도 농가 12명 안내 도우미를 지정해 놓고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현장에서 상담하고 있다.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일대일 상담이고 농가를 직접 방문해봄으로써 농가의 일상도 엿볼 수 있다. 여러 귀농·귀촌 지원정책 중에 가장 현실성 있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겠다. 귀농·귀촌 연합회와 연결이 되면서 지속적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었고 사무국장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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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가 생산하는 곶감과 감말랭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퇴직 후 어느 정도 여유 자금이 있어 귀촌하거나 연고가 있는 분들은 정착이 쉽다. 그러나 순수 귀농을 목적으로 한 청년 농이나 도시 생활이 힘들어 오는 분들은 자금 부족으로 정착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다 다시 도시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까워 우리 연합회가 그들의 작은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각 지자체 인구 유입정책에서 젊은 층을 강조하고 있다.
“젊은 층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농촌 교육 인프라 부족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청이 2021년부터 ‘천왕봉 행복 교육지구’로 지정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귀농 귀촌인들을 활용한 ‘방과후 돌봄센터’ 운영도 제안해 본다. 귀농·귀촌인 중에는 학생을 가르친 경력 전공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많이 있다.”

천왕봉 행복 교육지구는 2021년부터 2년간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공교육을 혁신하고 지역 교육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하여 경남교육청과 산청군이 맺은 업무협약이다. 따라서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 행복학교 확산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학생들의 꿈을 키워나가는 마을 학교운영과 마을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람직한 귀농·귀촌 정책에 있다면.
“실제 관심이 있는 분들을 선정해 귀농인과 일대일 멘토 멘티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 대원사 입구서 진행한 ‘현장상담소’ 운영 결과 8명을 귀농·귀촌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박람회 부스 현장상담도 반응이 상당히 좋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산청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오전에는 독거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생활 지원사’로서 어르신들의 안전과 안부를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분들의 애환이 배어있는 이야기는 가슴을 짠하게 하는 울림이 있어 기회가 된다면 한분 한분의 사연을 엮어 책으로 만들고 싶다. 또 농촌교육농장을 만들어 전공인 영어를 활용한 농촌체험과 자녀교육을 접목한 캠프를 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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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단위 찾아가는 융화 교육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나의 산청살이는 해보지 않았던 일인데도 엄청나게 설레게 했다. 이유는 아마도 여유로움과 쉼이 나의 새로운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 부부는 각자 자신을 위한, 자신이 하고 싶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기다움’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산청군 귀농·귀촌 연합회에서 하는 산청 어르신을 위한 ‘마을회관 청소와 밥 한 끼 대접해주는 봉사’가 가장 보람이다. 나의 행복한 인생 2막을 열게 해준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산청이 ‘힐링 고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라 여긴다.”

안미자 씨는 귀농 귀촌에 관심 있는 분은 언제든지 산청군 귀농·귀촌 연합회로 연락하면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가 있고, 선도 농가 방문도 가능하다고 했다. (연락처: ☎010-6589-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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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청소에 나선 귀촌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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