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남명 사랑’ 상임대표에게 듣는다

산청시대 2021-09-06 (월) 00:41 1개월전 465

남명 선생은 민족정신의 표상이요, 민족의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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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상임대표

 

남명 조식 선생 경의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한 시민사회단체 ‘남명 사랑’이 지난달 15일 진주에서 창립됐다. ‘남명 사랑’은 이날 김영기(75) 경상대 명예교수를 상임대표로 선출했다. 

김영기 상임대표는 “남명이 인조정변 세력에 의해서 우리 민족사에서 금기어가 된 지 398년 만에 그의 학문·사상·실천을 배우고, 높이고, 실천하자는 시민사회단체가 창립되었으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했다.

김 대표는 현재 (사)경남지역사회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과 진주 포럼·네팔 진주학교 상임대표, 지방자치학회 고문, 남명 사랑 창립준비위원장, 공익사랑방 우락재(憂樂齋) 상임대표 등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산청읍 정곡마을서 태어나 지품초등학교와 산청중학교를 나왔으며, 진주농고와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김 대표는 한국지방자치학회 학술상(2007년, 저서 부문)과 경상남도 문화상(제46회, 학술부문), 진주 시민상(2020년) 등을 수상했으며, 2011년 옥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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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사랑> 창립 총회

 

남명 금기어 된 지 398년만에 시민사회단체 창립

 

-‘남명 사랑’ 창립이 주는 의미를 말씀하신다면.

“올바른 우리 민족사의 이해와 교육을 위한 것이다. 역사는 미래를 위한 지혜의 곳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남명과 우리 민족사를 연관 지어 살펴보면 우리 역사의 기록과 교육은 심각하게 공명정대함을 잃고 있다. 광해 왕이 내린 제문(祭文)에 남명을 ‘실낱같은 나라의 운명을 구한 어른’이라고 썼는데, 그런 임진왜란 때의 공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우리 국민이 제대로 남명의 존호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상적인 역사라고 볼 수 없다. 남명을 모르니 남명의 학문과 사상과 실천이 우리 민족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고, 그래서 당연히 공동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교훈을 남명으로부터 구하여 쓰지도 못하는 것이다. 남명의 공헌은 역사적 사실(史實)로 존재하는데도 우리 역사교육에서 남명이 빠져있으니, 미래 세대는 역사의 주체로서 찾아서 배우고, 써야 할 지식과 지혜를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세대가 남명을 가르치고 미래 세대가 남명을 배울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기회를 만들어 내는 활동을 비롯하여 숭모·현창하는 일을 하고자 ‘남명 사랑’을 창립하게 됐다.”

 

광해 왕 제문 ‘실낱같은 나라의 운명 구한 어른’

 

-우리 국민은 왜 남명을 모르고 있나.

“서인과 남인이 연합해서 저지른 인조정변 때문이다. 인조정변은 소위 인조반정(仁祖反正)을 가리킨다. 인조정변은 1623년 서인과 남인이 연합하여 광해군을 몰아내고 정인홍을 역적으로 몰아서 죽인 사건이다. 인목대비와 정변세력은 폐모살제, 즉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하고 동생 영창군을 죽였다는 제목을 만들어 광해에게 둘러씌워 몰아냈고, 광해군이 믿고 따르던 신민 정인홍을 역적으로 몰아 죽였다. 정변세력들은 정인홍의 스승이 남명이므로 남명까지 욕지거리 수준의 언사를 써서 구축해버렸다. 그 후 정인홍이 1908년에야 역사적 복권이 이루어진 데서 알 수 있듯 남명과 남명학파는 400년 가까이 파묻혔고, 짓밟혔고, 잊어졌다. 국민들이 남명을 모르는 이유다. 그러나 정변세력들이 오로지 권력을 탐하여 광해군을 폐한 후 명-청 간 외교정책 실패로 바로 정묘·병자호란 등 두 차례 전쟁을 불러온 그들의 거사는 쿠데타나 정변이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의 반정(反正)이 될 수 없다. 오늘날까지 인조반정이라고 쓰고 가르치는 것은 정변세력의 거사를 정당화하면서 역사의 정의를 외면하는 잘못된 용법이므로 ‘인조반정’으로 핍박받은 우리가 쓸 말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인·남인 저지른 인조정변으로 남명 파묻혀

 

-남명은 우리 민족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남명 연구의 지평을 연 김충열 교수는 ‘(역사에서) 남명의 영향력은 제왕에 뒤지지 않는다.’고 썼다. 인조정변에서 보듯 지배층·정책 주도집단이 이욕을 탐하여 유자(선비)의 도리를 헌신짝 던지듯 하여서 전쟁을 부르고 망국과 분단에 이르게 한 것이 우리 민족사라고 볼 때, 남명은 평생 나라와 그 근본인 백성에 대한 걱정(憂國·民우국상민)으로 살았고, 따라서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대처하였으며(策問題책문제, 1569년), 그 결과 남명학파 의병장들이 1만의 의병단을 거느리고 경상우도와 호남을 지켜 조선을 구한 공이 있다. 또 남명은 학문·사상·실천을 통해서 오늘의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군왕 셋이 제문을 내려서 제사를 올리게 한 일은 남명이 유일하다. 선조는 제문에 ‘남명의 제자(小子)를 자처하며 나라의 큰 어른(大老)’이라 썼고, 정조는 직접 지은 제문에 남명을 봉황으로 비유하며 ‘남명이 우리 조선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썼을 정도로 높게 평가했다. 영조는 또 남명 같은 선비가 없다고 한탄했을 정도였다.” 

 

임진왜란 때 1만 남명학파 의병단 나라 구해

 

-‘남명 사랑’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활동은.

“‘남명 사랑’은 연구기관과 교육기관의 역할 외에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실행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NGO)다. 말하자면 남명을 숭모·현창하는 일의 실천가 그룹(activist group)이다. 그러므로 이제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그리고 실천단체가 삼각 정립을 이루어서 ‘남명 정신이 민족정신으로 자리 잡고, 남명이 나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정신적 표상으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함께 활동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남명 사랑의 활동목록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일’과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일’이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함께 결합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우리는 ‘남명의 교과서 수록’이라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2025년에 사용할 교과서 개편작업을 시작했다. 일의 시한이 정해져 있어서 이 시기를 놓치면 또 한참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 세대가 ‘민족의 스승이요 민족정신의 표상 남명’을 배워 알 수 있도록 교과서에 수록하고 가르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일에 우리 산청 향우는 물론 각계에서 동참하여 남명의 교과서 수록이 꼭 이루어지도록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교과서 수록’

 

-남명의 학문·사상·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조선 시대 유학(儒學)을 연구하는 100명의 학자들에게 2019년 설문을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남명을 ‘조선 최고의 교육자’, ‘민족의 스승’, ‘선비정신의 표상’ 등으로 불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용어들은 중요한 의미를 머금고 있다. 나는 ‘민족의 스승’이라는 말은 아무에게나 써서는 안 되는 귀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의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민족 공동체 전체에 이바지한 인물’이어야 하고(大義性대의성), 또 ‘그 인물이 삶의 바탕으로 삼은 가치와 실천이 주는 교훈이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通時性통시성)는 것이다. 남명은 제자들과 함께 전란에서 나라를 구한 공이 있고, 또 남명의 학문·사상·실천에서 드러난 도덕성과 경의지학과 경의 사상에 바탕을 두고 군왕에게도 맞서는 용기, 지행합일(실천)은 남명 당대에나 4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남명은 민족의 스승으로서 존숭 되어 마땅하고 그의 가르침은 미래 세대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명 지행합일, 400년 지나도 가치 그대로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산청의 자랑이고, 축복이 되어 주신 남명을 우리는, 더 나아가 진주와 경남의 우리는 그동안 

남명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어떻게 예를 다하여 존숭하였는가? 무엇보다 참 많이 늦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정해야겠다. 우리가 그렇게 무심한 사이에, 물론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는 가운데서 남명은 망각되었고, 탐욕을 부렸거나 자의적이지는 않았을지라도 우리 민족의 진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 역사의 인물이 되어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남명을 정확하게 알고, 그리고 잘 못 알리고 있거나 알려진 남명을 바루어 알리고, 남명을 민족의 스승으로 널리 알리기 위하여’ 남명 사랑을 창립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남명 사랑에 적극 동참하여 어렵지만 보람 있는 이 일을 힘차게 해낼 주인이요, 주체가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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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연구비를 지원하는 수중연구비 수여식 

대담 : 성준제 주필

 

경남도는 (사)경남지역사회연구원과 진주 포럼에 <경남의 역사와 남명 조식과의 대화>라는 찾아가는 경남도민강좌(무료)를 후원하고 위탁했다.(강좌 신청 8월 31일까지 055-747-5885). 또 경남 도내 시군과 읍면동에서 9월부터 12월까지 강좌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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