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고개 숙인 청년들

산청시대 2018-11-14 (수) 21:21 5년전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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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일 / 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장


무표정한 포장마차 주모 앞에 청년 둘이 앉아 꺼무럭대고 있다. 찌든 삶의 찌꺼기를 쓴 소주 한 잔으로 씻어내고 있는 것이다. 삶이 흔들릴 때 소주는 힘과 위안이 되리라.  

이 참담한 현상을 바라보노라면 젊음이 부럽지 않고 오히려 안타깝다. 힘이 넘쳐 뭐라도 하고 싶고, 시켜만 주면 뭐든 잘할 텐데 오라는 데가 없는 오늘의 현실. 가진 것 없이 앞날이 막막하니 갈 곳 없는 청년들은 끝없이 움츠러드는 것이다.
 
취업하기와 내 집 마련까지 포기했다고 해서 부르는 ‘5포 세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의 문이 열리지 않자 ‘인간관계’와 ‘희망’도 포기했다 하여 ‘7포 세대’라고 하더니 그 포기가 자꾸 늘어나 이제는 꿈도 희망도, 삶까지 포기한다고 해서 ‘10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단다. 미래는 불안한데 취업문은 날로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회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취업 관문을 뚫지 못해 시련을 겪게 해서야 되겠는가. 취업이 안 돼 고민하는 청년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런 자녀를 둔 부모들도 마음의 짐이 이만저만 아니다.

청년 일자리 대책을 향해 쏟아지는 공약들에 기시감이 느껴진다. 매번 반복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아직 청년실업이 해결되지 않은 것은 이런 공약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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