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소앵촌(巢鶯村) 이야기
산청시대
2019-07-31 (수) 14:37
4년전
1949
임종식 / 산청한방약초축제 위원장 우리 어릴때만 해도 남자 이름은 항렬(行列)을 따서 집안에서의 서열과위치가 어딘지 알게 했고 여자 이름은 子, 順, 淑, 愛를 주로 넣어 여자답게 살라는 의미로 지어붙혔다. 그래서 준이라는 항렬의 형제간은 한준이 또준이 삼준이로 형제 간 서열을 담방 알수 있고 짓기도 수월했다. 우리동네 도로명 주소는 생초면 새실로 573번길이다. 새실로는 옛부터 불리던 새실골을 지방도에 갖다 붙힌 이름이다. 실제 새들이 많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골짝 열 동네 중에 세 동네가 새와 관련된 이름을 갖고 있으니 ‘새실골’은 잘 붙혀진 이름이다. 우리 소앵촌에는 새들이 자유롭게 먹이를 구하고 노닌다고 하는 새들(들판)이 있고 새들과 동네 사이에 솔밭이 있다.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아 솔밭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제는 울창한 느티나무 숲이고 소나무는 한 두그루만 남았다. 2년 전 봄부터 우리동네는 소앵제(祭)를 지내고 있다. 마을입구 담장 돌에 새긴 꾀꼬리 로고 3앞에 상을 차리고 마을의 안녕과 행복과 단합을 기원한다 춘궁기를 맞는 새들에게 곡식을 뿌려 굶주림을 면하게 하는 행사도 잊지 않는다. 소앵정(亭)에서 준비한 계절 음식과 술판으로 하루가 마무리된다. 소앵제 덕분에 사물놀이패도 만들어지고 장구와 꽹과리와 소북은 넉넉하고 주민 서른명 모두가 개량한복도 맞춰 입었다.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자연이 굶주리면 인간도 굶주림을 면 할 수없다. 까치밥을 남기는 이유도 고시례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새들이 잘 익은 곡식만 탐하는것은 아니다. 곡식을 괴롭히는 벌레는 귀한 그들의 먹이감이다. 새들은 귀찮기도 하지만 귀한 존재이기도 하다. 공존하는 모든것은 불편과 편리함이 수반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소앵촌은 둥지속의 한 가족의 의미가 담겨있다. 상형문자인 소(巢)자만 봐도 의미를 알수 있다. 과일나무 꼭대기 둥지속에 새들이 옹기종기 살고있는 그 모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