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온 세계에 한글 보급, 문맹 없는 세상 되었으면

산청시대 2019-10-02 (수) 00:18 4년전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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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개동 / 문인협회 회원(2015년 수필문학 천료)

<논어> 공야장 편에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열가구가 사는 작은 고을에도, 나처럼 충신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란 말씀이 있다. 나이 80에도 배우는 사람은 청춘이라고 하지 않던가. 필자의 막내아들이 중국 광저우에 회사연구원으로 부득이 그의 전 가족이 함께 이사를 가게 되어, 필자도 내자와 같이 가서 일주일 정도 있다가 오게 되면서 중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선비의 고장 산청군에서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중국어반을 운영하고 있기에 등록을 하여 벌써 4년째 수강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자기들 글 한자를 가지고 어떻게 컴퓨터를 쓰고 휴대폰을 사용하는가라고 생각하던 궁금증 하나는 해결되었다. 표의문자인 한자로는 안 되는 발음을 알파벳으로 나타내는 병음을 사용하기에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세계의 중심 중화라 큰소리치는 중국도 남의 나라 글자인 알파벳을 빌어다 쓰고 있기에 디지털 사회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는 500여 년 전에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이 가장 과학적이고 쉽고 편리한 글자로 세계에 통용되고 있으니 실로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수 십 세기 동안에 발전해온 글자,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는 문자 알파벳은 규칙도 법칙도 없이 내려온 관행에 따라서 쓰는 무분별한 글자라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 한글은 글자 하나하나에 정확한 소리 값이 있어서 소리 나는 대로 쓸 수가 있는데 알파벳은 그렇지 못하다. 같은 A가 고양이(Cat)는 캐트라고 읽고, 공(Ball)은 볼이라고 읽으며 야구(Base ball)는 베이스볼이라고 읽어야하고, 막대기는 Bar라고 쓰고 ‘바’라고 읽는다. 한마디로 규칙도 법칙도 없는 글자를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한글은 세상에서 쓰고 있는 여러 문자들 중에서 가장 글자 수가 적은 24자로 되어 있는데도 사람의 입에서 나는 소리는 모두 다 표현할 수가 있다. 무려 1만1,000개의 소리를 낼 수가 있으나 일본은 300개, 중국은 400개 정도에 불과하단다. 26자나 되는 알파벳으로는 표현 못하는 소리가 부지기수로 많다. 중국의 한자나 일본의 카나, 버마 문자나 아랍인들이 쓰는 문자들도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자들이다. 15억이 넘는 인구로 세계 최대의 국가 중국 사람들이 황화 문명으로 시작하여 발전해온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는 세계의 중화라고 으스대지만 결국 외국의 글자를 빌어다 병행하여 쓰고 있는 것이다. 한자가 워낙 글자 수가 많고 복잡하고 어려워서 문화혁명 이후에 본래의 한자 번체 보다는 간단하고 쉬운 간체자를 만들어 쓰고는 있지만 우리를 더욱 헷갈리게 한다.

우리는 한글이 있기에 세계에서 문맹률이 1%도 안 되는 유일한 국가로, 인터넷 보급률과 휴대폰 사용률도 세계에서 1위인 나라로 발전해가고 있지 않은가. 극에서 극으로 달리는 중국의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배우면 문맹에서 탈출하지 않을까. 우리의 국력이 더 커져서 한류를 타고 온 세계에 한글을 보급하여 문맹인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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