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무식유감(無識有感)

산청시대 2020-09-19 (토) 11:47 1개월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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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 진주문화유산원장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본인의 뜻을 말이나 글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그 말과 글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상대가 올곧은 인격을 형성하고 예의와 도덕을 지키며 질 높은 삶을 향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모든 인간이 똑같은 수준의 가치관이나 똑 같은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나름대로의 전문분야, 전문 직종에 종사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실력이나 학력도 무학에서 박사까지 천차만별이지만 그런 가운데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잘 살아가고 있다. 이 사회의 모든 분들이 모두가 유식한 박사들뿐이라면 문제가 있을 것이고, 모두가 배우지 못한 사람들만 산다고 해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현 시대에는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하여 각종 교양강좌나 칼럼을 통해 배운 사람의 지식이 생활의 길잡이가 되고 모든 국민이 공유하며 조화를 이루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가끔 본인의 무식이 한탄스러울 때가 있다. 이는 필자뿐이 아닌 많은 애독자들의 공통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유식한 교수들의 방송이나 신문칼럼을 읽다가는 중간에 그만 둘 때가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사람은 말과 글을 통해 자기의 생각을 전달하게 되는데 지나치게 유식한 전문용어나 영어단어 등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글을 쓴다면 ‘소귀에 경 읽기’가 아닐까.

더구나 신문은 모든 국민이 같이 읽는 글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것인데 일부 지식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용어를 그대로 쓴다면 이는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물론 해석이 되지 않는 전문용어를 어쩔 수 없이 써야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편의 칼럼에 몇 군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이상한 전문외래어를 쓰며 문장을 늘어놓는다면 이는 독자는 아랑곳없이 자기 지식에 도취되어 유식한 체 늘어놓는 잡담에 불과할 것이다.

필자와 같이 무식한 사람이 유식한 교수의 글을 보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자체가 무식의 소치이긴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신문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 각종 정보, 좋은 칼럼, 좋은 사설을 보며 정신적 양식을 충족코자 함인데, 필요충분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교수님들께 건의 드리고 싶다. 어려운 말, 전문외래어 등은 대학 강단에서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각종 학술대회나 세미나 때 사용하고, 일반 신문에 기고할 때에는 가능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을 사용하여, 삶에 도움이 되게 하였으면 좋겠다. 모든 독자의 교육 수준이 교수들의 수준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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