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산청에 대하여

산청시대 2021-01-13 (수) 22:52 3년전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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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과 산청읍 전경

산청(山淸)은 높은 산과 맑은 물을 상징적으로 조합한 아름다운 이름이다. 사람의 심성과 민심도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기에 그 중요성과 가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크다. 산청은 더욱 그렇다. 환경에 의존해서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산청은 자급자족이 꿈이었겠지만 그러한 생활여건 속에서도 올곧은 품성과 기백을 가진 역사적 인물을 많이 배출했고 그 얼을 이어 옴으로서 산청의 큰 자산이 되었다. 

기백 가진 역사적 인물 많이 배출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산청도 환경 의존적 삶을 조금씩 탈피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신이 선물한 자연환경과 훌륭한 유적과 인적자산을 잘 조화시켜 보존과 개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가 살고 싶고 가보고 싶어 하는 고장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아름다운 산과 강과 들판을 바라볼 수 있는 그것만도 예사롭지 않은데 더해서 사면팔방으로 연결될 도로망이 지역의 고정관념을 허물게 되어 산청은 모든 것에서 하나가 된다는 현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산청은 모든 것에서 하나가 된다

전설 속의 천왕봉과 심산유곡 대원사가 마음과 눈앞에 와닿게 되고, 덕천서원과 예담촌, 기산 국악당, 문익점 목화시배지, 성철 스님 겁외사를 거쳐 정취암과 황매산을 둘러보고 경호강을 굽이 돌아 구형왕릉과 동의보감촌에 이르는 그림을 그려보자. 정말 멋진 그림이다. 거기에다 소담스러운 읍내 풍경과 시장통을 끼워서 그리면 더 아름다울 것이다. 서울과 제주를 제외하면 전국의 주요 도시를 반나절에 오갈 수 있는 교통여건은 산청의 가치를 더 해 주는 데 손색이 없다.

반나절 교통여건 산청 가치 더해

4차산업 시대, 포스트 코로나19를 생각해보면 우리 산청은 ‘꿈의 시골 도시’(Dream local city)라는 말을 붙이는 데 인색해지고 싶지 않다. 웰빙, 힐링이란 단어들이 어쩌면 산청을 이미징하면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착각이고 그게 본질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행복한 삶의 지표는 고층빌딩과 대리석 타일도 아니고 GDP가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계산할 수 없는 자연조건을 조건 없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산청을 아끼고 가꾸어서 더 좋은 명품으로 다듬어 길이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꿈의 시골 도시’ 명명, 손색없어

바다 양식이 사양길이라는 말이 들린다. 민물낚시는 좋아하지만 먹기는 싫다는 말도 심심찮게 듣는다. 디스토마 숙주가 없어졌다지만 민물 회를 먹는 사람도 없어졌다.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위생이 원인이란다. 강을 세 개나 가진 산청으로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일상의 작은 무관심이 지역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일에 집중할 필요를 느낀다. 바로 코앞에 닥친 내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다. 양(量)이 아닌 질(質)의 문제, 격(格)의 문제로 접근할 때이다.

'양' 아닌 '질'과 '격'의 문제로 접근

이 세상의 승자는 결국 자연과 친화하고 공존하는 지혜로운 삶일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도, 맑은 강에선 강태공들의 웃음이, 농부는 황금들판에서 트랙터를 몰고, 남녀노소는 자유롭고 여유롭게 자기 자리에서 할 일을 다 하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산청의 모습. 어른과 아이가 있고 남의 주장이 내 생각이 되고 나의 양보가 우리 공동체의 에너지가 되어 마주치는 손뼉 소리가 멍석 위에서 자주 들려오는 화합과 미덕의 고장, 예와 오늘과 미래가 합리적인 조화를 이루는 정겨움 넘치는 아름다운 꿈의 시골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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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 / 산청한방약초축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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