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매화를 찾아간다

산청시대 2021-03-03 (수) 23:38 9개월전 631

입춘절, 함박눈이 내린다.
눈 오는 행길에는 *맹호연의 나귀만 못한
자동차를 버리고
걸어서 가자.
아마 너덧 시간이면 되리라

1487년 9월 27일 *남추강이 걸어서 넘었던 고개
뉘 네 반쯤 기울어진 담부랑 가 집은
어디론지 바람 타고 가고 없고

대나무가 침략해 들어오는 변경
산청 둘레에서는
맨 먼저 피는 홍매화
그 꽃이 보고 싶어 걸어서 가리라.

제멋대로 휘어진 대나무에 부대끼어
조금 가련한 그래도 해마다
찾아오는 약속의 꽃
그를 만나러 가리라.

혹시 어떤 사람이라도 찾아 왔으면
그와 더불어 정다운 이야기라도
실컷 하고 추위에 떨다
터벅터벅 돌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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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명 / 시인, 산청문인협회 고문

*맹호연: 당나라 시인
*남추강: 추강 남효온, 생육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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