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탐방로를 걷다가

산청시대 2021-03-16 (화) 23:43 8개월전 784

당신도 이 길을 걸으면
발걸음 아래로 흐르는
계절이 들리나요.

하얗게 부서지는 용소에서
잠기듯 떠가는 가랑잎은 보았나요.
계곡 깊숙이 이무기가 살고
담긴 하늘을 내려다보니
구름처럼 당신이 떠올라요.

저리 열려 있는데,
어찌 그리 닫고 지내나요.
안타까운 마음까지
붉게 달아올라 물들면
사랑인가요 단풍인가요.

저절로 타들어 가는 길섶으로
무딘 인연까지 벼리러 걷고 있나요.
너럭바위에 앉은 돌탑은
시린 영혼으로 쌓으셨나요.
 
그러다 돌아서다 흔들리는 바람에
내 생각이 났다면 실수한 거예요,
이미 걷기 전부터 당신이 그리웠어요.
겨울로 혼자 걷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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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의 / 시인, 필봉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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