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단성향교

산청시대 2021-05-13 (목) 10:15 1개월전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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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 성균관 원임부관장, 고문

단성 고을(강성현江城縣)은 전국 어디에 비유해도 손색이 없는 유교 문화가 앞선 선비의 고장이요 양반의 고장이다. 그 중심에는 향교가 있고 도천서원, 덕천서원, 배산서원 등 국내 굴지의 서원들이 있어, 인재를 양성하고 풍속을 교화하며 윤리 도덕을 숭상하여 선비문화가 꽃핀 고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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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장 표창을 받는 권재호 원임 전교(왼쪽)와 권영복 신임 전교

최근 단성향교 명륜당, 국가 보물 지정

교동에 있는 단성향교는 일찍이 고려 인종 5년(1127)에 창건하여 900여 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유림의 산실로써 왕성한 활동으로 그 맥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1974년에는 경남유형문화재 제88호로 지정되었으며, 최근에는 단성향교 명륜당이 국가 보물로 지정되었다. 전국에는 234개의 향교가 있지만, 보물로 지정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로 그만큼 역사적 문화적 훌륭한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단성향교가 이렇게 전통 유맥을 고스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오늘날 서구 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윤리도덕과 예의염치가 실추되는 현실에서도 꿋꿋이 우리의 유맥, 도덕군자의 정신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생활풍습이야 세상 따라 적당히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올곧은 선비정신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계승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100여명 유림, 한복에 전통 도포로 차림

필자는 감히 여타지역을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선비문화의 대표적인 고장이라 자랑하는 지역에서도,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림행사 때 양복 위에 신식 도포만 걸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세상 따라 적당히 변하는 것도 괜찮다는 논리이지만, 이는 겉치레만 선비인 체하는 것일 뿐, 속과 정신은 텅 빈 가짜로 포장한 선비일 뿐이다.

그러나 단성 고을 선비들은 어떤 행사가 있을시 100여명이 넘는 유림들이 한복에 전통 도포 차림으로 완벽한 선비로서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으니, 이런 모습은 오늘날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모범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외부적인 모습이지만 단성 유림의 자존심은 아마 전국에서도 최강세일 것이다. 자질이 되지 않는 사람이 향교 출입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교나 장의 선출 때도 철저한 검정을 거처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하니, 900여 년을 이어온 전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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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로 지정된 단성향교 명륜당

권재호 전교 이임, 권영복 전교 취임

오늘날 많은 향교가 1년 내내 대문을 잠가놓고, 춘추 석전 때만 개방하는 폐쇄된 공간으로 전락한 곳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단성향교는 초하루 보름(삭망朔望)마다 향불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으며,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사시사철 낭랑히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4월 28일, 단성향교의 전교, 유도회장의 이·취임식이 있었다. 권재호 전교와 하열희 유도회장이 이임하고, 권영복 전교와 서정현 유도회장이 취임하는 자리였다. 요즘 시국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유림의 참석을 자제했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갈채를 보냈고 진심으로 축하드렸다. 모두가 명문가의 출신들로서 단성 유맥을 이어가는데 큰 기대가 되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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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향교 대제

올해 단성 숙원사업, 유림회관 건립

더구나 올해에는 단성 유림의 숙원사업이던 유림회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김두수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산청군청과 군의회가 뜻을 모아 예산을 확정했다고 하니 실로 찬사를 금할 수 없다. 전국 어디에 내어놓아도 단연 선두 그룹인 단성향교에 이제야 유림회관이 건립되는 것은 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아울러 새로 취임하는 권영복 전교, 서정현 유도회장은 지금껏 잘해온 전임지도자들의 맥을 이어 단성 유림의 선봉에서 단성향교를 한 단계 더욱 발전시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거듭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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