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망운당’ 할머니의 일상
산청시대
2022-05-10 (화) 22:47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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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조 편집위원 / 전 농협중앙회 감사실장
‘망운당’은 할머니가 사는 집이다. 망운(望雲) 당(堂)은 말 그대로 구름을 바라보는 집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요, 망운지정(望雲之情)에서 따온 말이기도 하다. 구름을 바라보는 마음, 즉 자식이 객지에서 고향에 계시는 어버이를 그리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지어 놓고 보니 그럴듯하다. 객지 자식이 고향 계시는 어버이를 그리는 마음 이 집에는 구순의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신다. 주말이나 가끔은 아들들이 이 집을 찾아 할머니와 함께 동고동락하기도 한다. 아침 7시경에는 한 시간 정도 불공을 드린다. 불공 중에는 백팔 배(拜)도 한다. 절을 108번 하면서 이 세상의 번뇌를 청산하고 새롭게 깨우치자는 의미이리라. 배운 것은 일제 시절 초등 중퇴라는데 하시는 행동은 상당히 지적(知的)이다. 백팔 배를 하면서 하루의 이치를 예감하고 하루의 일상을 구상한다니 말이다. 한 시간 불공, 108배 하며 하루 이치 예감하고 구상 그리고는 간단한 아침밥을 챙겨 드신다. 이때 다른 것은 몰라도 달걀 한 개와 제철 음식으로 쑥떡은 빠짐없이 먹는다. 단백질 보충과 제철의 입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제철에 나는 농산물이 보약이기 때문이다. 우선 골을 짓고 밑 거름을 넣어야 하고 순을 심고 흙을 덮어야 한다. 거름은 평소에 모아둔 재나 삭힌 풀을 이용한다. 이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해야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요즘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물도 주어야 한다. “농산물은 부르는 대로 주고 사야 한다” 오전이 끝나고 점심때가 되면 밥 먹고, 낮잠을 잔다. 나이가 들면 잠이 많다. 그래서 할머니도 낮잠을 즐긴다. 낮잠은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고 집중력과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활에 활력을 준다. 다만 하루에 20분에서 40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많이 자면 밤잠에 지장이 있다니 주의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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