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예찬(1) 축복의 땅, 산청

산청시대 2018-10-29 (월) 12:40 5년전 1648  
‘산청 예찬’ 연재를 시작하며

김관기 전 산청군교육장께서 ‘산청 예찬’ 연재를 시작합니다.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인 김 전 교육장님은 산청9경을 시조와 회고 단상으로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김 전 교육장님은 1992년부터 95년까지 산청군교육장을 지냈으며, 이때 함께한 산청군 기관단체장들과 지금까지 교유를 하고 계십니다. <편집자 주>

 

 

[글을 들어가며]

 

좋은 인연 

 

나와 산청과의 인연은 1992년 9월 1일, 산청군교육청 근무를 계기로 시작되었다. 생활근거지가 마산이라, 객지생활이 조금은 어려웠지마는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나 이웃 주민들의 친절한 배려가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직무에 충실하면서 세월을 보낼 수가 있었다.

 

초임의 주요 기관장이 1년 주기로 바뀌는 형편이라, 비교적 장기근무를 한 나로서는 함께 했던 기관장 가운데 농협지부장을 제외한 군수, 서장님이 각각 네 분씩이나 되었으나 함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서 구상했던 몇 가지 일을 추진하고 3년 임기를 마쳤는데 지금에 돌아보면 좋았던 선택으로 여기고 있다. 

 

빼어난 자연환경과 우호적인 사회 인사들과의 친숙한 교류가 세월을 즐겁게 해 주었기에 지금도 그 정겨운 모습들을 떠 올리면서 고마운 마음으로 세월 보내고 산다. 

 

산청 생활을 마칠 무렵 함께 했던 기관 단체장을 비롯한 유지 몇 사람이 후일의 만남을 기대하며 만든 ‘청산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산청을 비롯하여 창원, 김해, 부산, 서울에 까지 떨어져 살면서도 간간히 만나 옛정을 나누어 온 역사가 올해로 25년에 이른다. 

 

1995년 8월 말, 산청 살이를 마감하기 전날 숙소에서 마지막 밤을 지새우며 적어 본 산청 이야기를 어느 책자에 실어놓고 간간히 넘겨보고 옛일을 되새겨 보기도 하는데 이번에 <산청시대>와의 재회를 계기로 다시 꺼내 보았더니 예나 지금이나 산청을 향한 정감은 한 치 변함도 없는 것 같아 그대로 옮겨 싣는다. 

산청과의 인연은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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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땅, 산청

 

산청의 하루는 천왕봉 해맞이와 더불어 시작된다. 

동해바다에서 이글이글 타는 불덩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의 정기가 남도지방에서 가장 먼저 와 닿는 곳이 바로 지리산 천왕봉으로, 산정에 어린 기운이 이 고을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어 지리산은 산청인의 삶의 터전이자, 자존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려한 산수가 산청의 자랑이다.

천왕봉에서 발원한 크고 작은 산줄기에 솟아난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봄날의 철쭉에다 여름철 녹음이며 가울 단풍, 겨울 설경으로 이어지는 사철의 아름다운 변화 속에서 물레방아 전설을 담은 옥수가 강줄기로 흐르면서 고장을 살찌우고 지나가는 여울마다 함께 연출하는 풍광은 처처가 절경이라 일찍이 남명은 이를 두고 무릉도원이라 극찬하고 있다.

 

향토사회를 상징하는 고매한 인품들이 산청의 자존이다.

그들의 가슴에는 민족의 횃불로 살고 가신 남명 조식선생과 삼우당 문익점 선생, 그리고 현대 불가의 정신적 지주로서 많은 가르침을 남기신 성철 스님 의 얼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집집마다 가훈이 있어 수신제가를 생활화하고 장유유서를 엄격히 실천하며 국내외로 진출한 기라성 같은 인사들이 각계각층에 뿌리를 내리고 해당분야를 이끌어 가는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대한 짙은 향수는 두터운 애향심으로 승화되어 자랑스럽게 돌아오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전통윤리를 전수하는 향교가 건재하고 고장의 태평 성세를 기원하는 사직단이 보전되어 오는 곳이기에 거리를 오가는 노장들의 표정에는 자애가 넘치고 젊은이들의 걸음걸이가 겸손하고 정연하다.

 

빼어난 산수가 인걸을 배출하니 천혜 자연과 하나 되어 행복한 세월을 구가하며 지상낙원을 일구어 가는 곳, 이곳이 바로 우리의 자랑스런 고장, 산청이다.

산청! 산청인의 앞날에 영광 있기를 축원한다.                                            

 

-1995, 8, 31 

  

[시조]

    

축복의 땅 


빼어난 산수 가려 점지한 축복의 땅

천왕봉 내린 정기 강물 따라 흐르면서  

고고한 선비문화를 지켜오는 이상향

                           

[필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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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기(金瓘起) 전 산청군교육장

* 1938년 진주 정촌 출생

경남교육연수원장 역임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청산회(靑山會)회원 

  (1994년 산청군기관단체장 친목회)

* 저서 :

  <자녀에게 꿈을 키워라>(교육신서)

  <신기루로 뜨는 故鄕>(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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