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동아리를 찾아서(1) ‘산청지역학 연구 모임’의 하루

산청시대 2018-12-27 (목) 13:08 5년전 1563  

회원 30여명‥산청 역사문화 배우고 찾는 모임 결성
산청군·인제대학교 공동 주관 인문도시지원사업 일환
8일 산청 지역 순회‥아픔과 정신 느끼는 시간 가져

산청의 역사문화를 배우고 찾아가는 소모임이 있다. 회원 30여명은 연령과 직업 등이 다양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우리 지역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가득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산청군과 인제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인문도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들은 다양한 지역세미나 참여와 답사, 토론을 통해 차곡차곡 산청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일 회원 10여명은 산청을 절반을 순회하면서 산청의 정신을 아는 시간을 가졌다.

통한의 현장 ‘산청함양추모공원’ 찾아

첫 일정은 오전 10시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에서 시작됐다. 우리 근대사의 아픈 역사, 그러나 외면하고자 해도 외면할 수 없는 가슴 아픈 통한의 현장이다.
추모공원에 상주하는 민수호 유족회 이사가 영상물 상영에 이어 전시관을 안내하며 1951년 정월 초이틀, 그 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왜 그들은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쓰러져야 했는가? 70여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참석한 회원들은 국회 계류 중인 피해자 배상법이 하루 속히 통과되어 이제라도 그들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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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에서 민수호 이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산청함양사건 배상법 국회통과 됐으면”

하필이면 올해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여 몸을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 아픔의 역사 또한 우리 것이기에 피해갈 수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그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었으면 한다”고 한 회원의 나지막이 말했다.

“전 구형왕릉의 역사적 실체 규명돼야”

두 번째 여정인 전(傳) 구형왕릉. 가락국 마지막 왕인 제10대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오고 있다. 7층 기단의 돌무덤, 베일에 가린 가야사의 한 부분이다.
구형왕릉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전’(傳) 자의 삭제다. 산청군과 군민들이 나서 구형왕릉의 실체를 인정받아 산청이 가락국 마지막 유적지로 후손에게 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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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왕릉에서

‘발굴에서 전시까지·유물의 여정’ 개막

오후 1시부터 생초면 산청박물관에서는 경상대학교 박물관과 공동으로 ‘발굴에서 전시까지?유물의 여정’ 기획전시 개막전이 열렸다. 산청지역, 특히 생초고분군을 중심으로 가야유적의 발굴 과정과 출토된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이어진 학술 세미나는 ‘산청의 선사 가야유적과 유물’이란 주제로 각종 박물관 및 연구기관에서 활동하는 소장파 연구원들의 발표가 있었다.
산청의 선사, 가야유적, 유물(토기, 금속기), 무덤, 산성 등의 소주제로 발표가 이어져 그동안의 조사 발굴 성과와 향후 과제들도 제시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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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박물관 기획전 개막식

“구성원이 느낀 답사기, 한 권의 책으로”

5년 전에 귀촌했다는 한 회원은 “산청이 좋아 이곳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지만 항상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역학모임을 통해 하나씩 산청을 알아가며 산청사람이 되어간다”며 “다음 모임이 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 모임을 진행하는 인제대 김성리 교수는 “지역민의 시각으로 우리 지역 역사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이 사업이 끝날 때쯤이면 다양한 구성원들이 스스로 느끼고 배운 답사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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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박물관을 찾은 회원들

글·사진 민영인/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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