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 받는 우리 역사 최초 민주투사 ‘남명’

산청시대 2020-08-13 (목) 18:12 1개월전 187  

‘백성은 나라를 뒤엎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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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암부>에서 ‘백성이 주인’‥‘민본사상’ 설파
임진왜란 의병장 57인 배출‥실학 태동 영향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예산 증가, 긍정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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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民猶水也 민유수야)
예로부터 있어 왔으니, (古有說也 고유설야)
백성은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民則戴君 민칙대군)
백성은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民則覆國 민칙복국)

 

남명 조식 선생께서 쓴 <민암부>(民巖賦) 내용의 일부다. ‘민암’(民巖)은 ‘백성은 나라를 엎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남명 선생은 <민암부>에서 ‘물이 배를 띄울 수도 뒤엎을 수도 있듯이, 백성도 임금을 추대할 수도 쫓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물을 떠나서는 배가 움직일 수 없듯이, 백성과의 관계를 떠난 임금은 존재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을묘사직서>에서 ‘바른 정치 개혁’ 일갈
우리 역사에서 최초 민주투사이자 언론인이였던 남명 조식 선생이 2017 촛불혁명 이후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남명 선생은 <민암부>를 통해 당시 전제 군주체제에서 임금을 받드는 충(忠)이 절대 선이던 보편적 관념과 달리, 민본사상(民本思想)을 내세웠다.
1555년(명종 10년) 남명 선생에게 단성현(단성면 일대) 현감 벼슬이 내려졌지만, 이를 거절하면서 <을묘사직소>(단성소)를 올리게 된다.
<을묘사직소>에는 당시 절대 권력을 가졌던 문정왕후를 과부로, 명종을 고아로 표현하는 등 정의롭고 올곧은 상소로 왕과 조정에 바른 정치 개혁을 설파했다.
남명 선생은 또 1568년(선조 1년) <무진봉사>(戊辰封事)를 올리고 ‘서리망국론’을 들어 서리(공무원)의 청렴을 강조했으며, 이는 이후 306년 동안 조정에서 인용하게 된다.

지식의 사회적 실천, 지식인 책무 강조
남명 정신의 요체는 ‘앎에 힘쓰고(敬) 배운 바는 반드시 실천(義)한다’는 경의사상(敬義思想)이다.
당시 관념적 정통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남명 선생은 지식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면서 지식인의 책무라는 현대적 가치관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실사구시’를 실천해 백성의 경제적 궁핍 해소를 수차례 상소하고, 의서와 병법, 천문지리, 역학 등을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그리하여 임진왜란을 극복한 의병장 57인을 배출하게 됐으며, 18~19세기 실학 태동에 사상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인조반정·국권 침탈, 남명 정신 사라져
하지만 1623년 인조반정으로 정인홍 등 개혁정권인 남명학파의 몰락으로 대다수 학자들이 퇴계학파 등으로 숨어들게 되면서 남명의 존재는 사라지게 된다.
특히 수제자 정인홍이 1908년 역적에서 신원이 회복됐지만, 1910년 일제 국권 침탈로 임진왜란 의병장 역사에 불만이었던 일제에 의해 남명 역사는 왜곡되고 묻혀버렸다.
이후 군부독재시대에서 민주투사 남명은 거론조차 하지 못하는 금기사항이 됐다.

85년부터 현창사업, ’15년 선비연 건립
남명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1985년. 당시 고려대학교 고 김충렬 교수가 남명 후손인 조옥환 부산교통 회장(현 남명학진흥재단 이사장)을 만나 현창사업을 논의하면서 부터다.
1990년대 남명 조식 유적지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된데 이어 2008년 최구식 국회의원(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장)이 연수원 건립비 200억원을 국비로 확보하면서 남명 현창 사업은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시천면 사리 덕천강변에 위치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2010년 첫 삽을 뜬 뒤 2015년 9월 완공됐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남명의 실천적 선비정신을 널리 보급해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정신문화 창달에 기여한다는 설립 취지를 확립했다.

김병욱 의원 “예산 증가, 정부에 요청”
산청군은 현재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업비 7억원을, 운영비를 포함한 10억원으로 늘이기 위해 관련기관을 찾는 등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신현영 문화체육과장 등 군 관계자가 국회 김병욱·오영환 의원실을 찾아 현안문제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욱 국회의원은 “2018년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업비 6억원을 처음 확보한 이후 예산 증가가 없어 아쉬워했다”며 “내년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부처에 협조를 요청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환 국회의원은 “남명 정신이 널리 확산돼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신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하고 “사업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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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선생이 후학을 양성했던 산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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