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발전 출발은 남명정신 중심으로 한 선비정신”

산청시대 2021-11-07 (일) 14:29 2년전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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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비문화연구원, 동서양문화 핵심정신 국제학술회의 개최

한·중·일·영 학자‥선비·사대부·사무라이·신사도 정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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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신사도 정신 ​/ 브라더 앤서니 서강대 교수



예의·용기·덕성은 젠틀맨의 필수조건

 

앤서니 교수는 영국 지식인 특유의 냉소적 위트로 영국 신사를 ‘학교에는 가지만 공부가 아니라 사교를 위해 가는 귀족’ ‘한국 선비와 영국 신사의 차이는 문맹’ 등으로 비틀면서 신사도의 역사를 설명했다. 

신사를 뜻하는 젠틀맨의 젠틀은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영어가 아니라 ‘고귀하다’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나왔다. 

용감하고 충성스럽고 숙녀를 보호하고 예의를 지킨다는 젠틀맨의 속성은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젠틀맨은 돈을 받고 고용된 자유직 전사였다. 그러다 보니 배신이 만연했다.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보다는 돈으로 매수하는 것이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젠틀맨을 전사로 고용한 왕과 영주들은 역시 고용된 작가들을 통해 충성스러움 고귀함 같은 덕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의회정치의 발전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젠틀맨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등장한 신흥 부유층은 신분 상승의 열망에 사로잡혔고 그것은 젠틀맨이 됨으로써 가능했다. 젠틀맨이 되면 호칭도 달라지고 가문의 문장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돈만으로 신분 상승을 완성하기는 뭔가 부족했고 중세 영웅 이야기에 나오는 인간적인 덕성까지 충족시켜야 했다.      

혈통이 아니라 예의와 용기, 지적인 세련됨, 훌륭하고 고상한 태도, 약자 특히 여성에 대한 배려,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는 덕성 등이 젠틀맨의 필수조건이 됐다.

앤서니 교수는 결론에서 “18~19세기 영국의 주도층을 형성했던 젠틀맨은 20세기 들면서 노동당의 약진과 교육과 취업기회의 확대, 이민 등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이제 젠틀맨 시대는 가고 보통사람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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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무라이 정신 / 엄석인 일본 쓰쿠바대 교수

 

무사적 윤리관·주군 충성‥견해 엇갈려  

 

엄석인 교수는 일본 학자들의 사무라이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통해 사무라이 정신의 원형을 추적했다. 

사가라 토루는 “일본 역사에서 처음 분명하게 나타난 것은 헤이안 후기에 등장한 무사이며, 그 뒤로 무사는 오랫동안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자리매김하여 전부는 아니지만 무사적인 윤리관을 제외하고 일본의 전통을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이 무사적인 윤리관을 무사도(武士道)라 명명하고 ‘일본의 혼’이라며 세계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정반대의 견해도 있다. 쓰다 소키치는 “무사도의 출발은 강건한 기상의 관동지방 인사들이 세력화하여 계속되는 전란 속에서 전국에 파급되어 발달한 것으로 그 중심사상은 대대로 주군을 섬기는 부하들이 가문의 명예를 욕되게 하지 않고 주군을 위하여 몸을 바치는 것일 뿐, 어떤 심오한 사상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본래 업무가 살벌한 전투라는 점에서 평화시대에 보면 일종의 변태도덕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쓰다에 따르면 사무라이의 특징은 첫째, 가식과 모략. 모두를 적으로 간주하여 경계하기 때문에 가식적인 행동이 나타나고 권모술수를 쓰게 된다. 둘째, 죽음에 대한 경시. 민간인에 대한 무정잔학한 학살이 일상화돼 있다. 셋째, 남에 대한 불신과 불의. 천지신명을 두고 한 다이묘들의 약속이 아무렇지도 않게 파기되고 정략결혼을 한 사위를 죽이는 일이 많았다. 넷째, 능란한 처세술. 굴복하고 아첨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배신이 일상이었다. 다섯째, 주종관계의 위기. 같은 편의 주종관계는 물론 가족 내에서도 배신과 살해가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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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대부 정신 / 꿔이 서울대 교수



수신·도덕성 중시‥임금 잘못하면 비판 

 

사회의 핵심가치를 주도한 사대부는 양심을 대표하고 역사발전을 이끌면서 중국문화의 형성과 변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사대부는 사(士)와 대부(大夫)를 합성어로, 사는 귀족 중 최하층으로 서인(庶人)보다 높고 대부보다 낮다. 사대부 정신은 춘추전국시대에 형성됐다. 

사대부 정신은 학문 하향화의 결과물이다. BC 7세기에 시작된 춘추시대 이전까지 학문은 왕실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관학만 있었을 뿐 사학은 없었다. 

주나라가 쇠퇴하면서 왕실에서 학술문화를 관장하던 관리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그들을 따라 퍼져나간 학문으로 제자(諸子)들의 백가쟁명 시대가 펼쳐졌다. 사립학교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각 나라에 취직해 사대부가 되어 사대부 정신을 꽃피웠다. 학자들의 독립된 인격과 학문의 자유는 보장되었고, 이들은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완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주장을 펼치면서 왕성한 창조력을 발휘했다.

사대부 정신은 수신과 도덕성을 중시하고 독립된 인격으로 활동하면서 도를 따르되 임금을 따르지 않고 임금이 잘못하면 가차 없이 비판하는 천하주의의 입장을 가졌다. 

만개했던 사대부 정신은 BC 221년 진시황의 천하통일로 위축되기 시작해 그 시절로 돌아가지 못했다. 오늘까지 약 2천년에 대해 꿔이 교수는 “사대부 정신의 발양 정도는 정치개방의 정도와 정비례했다”며 완화정치, 개명정치, 전제정치, 강권 정치 4단계로 구분했다. 

꿔이 교수는 “미래의 중국이 진정한 민주정치를 수립하여 지식인들이 완전히 독립된 인격을 누리면서 독립적인 정신과 자유로운 사상을 충분히 발휘하여 춘추전국시대의 사대부 정신이 전면적으로 재현되기를 희망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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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비정신 / 김덕환 경상국립대 교수


절의·명분·염치·숭검 등 네 가지 요소

 

선비는 고대로부터 있었던 우리 민족종교 교단의 한 무리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그들의 정신은 신라 화랑을 거쳐 고려 시대 우리 고유의 민중사상으로 이어졌고 조선에 이르러 유교 중심으로 국가체제가 확립되면서 유교로 쏠리게 됐다. 

단재 신채호는 선비정신을 우리의 무사도이며 우리 민족의 넋이자 정신이라고 했다. 결국, 선비는 우리나라의 고유사상과 유교를 연결하는 하나의 가교라는 것이 김덕환 교수의 주장이다.

선비라는 단어가 기록된 최초의 문헌은 용비어천가. 용비어천가는 한글 창제를 기념해 지은 작품인데 선비라는 글자가 자주 나온다. 그전에도 언어생활에서 선비라는 말을 많이 썼다는 방증이다.

한글 창제 이전까지는 문자 생활이 한문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선비는 선배(先輩) 선인(仙人) 선인(先人) 등 이두식으로 표기돼 왔다. 이들의 행적을 기록한 <선사>라는 책이 있었는데 유교 불교가 융성하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선비정신은 남명 조식이 활약했던 16세기 절정에 이르렀다. 조선 중기까지는 벼슬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됐으나 후기로 가면서 대체로 벼슬하지 않은 지식인 쪽으로 기울게 된다. 임진왜란 의병의 주축이 선비라 불리던 민간인들이었다.     

선비는 학문적 성취와 인격적 수양을 함께 갖춘 인간형으로 그 정신은 의리와 지조, 사명감과 책임의식이다. 이동환은 선비정신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그리고 대표적인 윤리의식으로 절의, 명분, 염치, 숭검 등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김덕환 교수는 선비정신의 특징으로 유불선 삼교회통의 정신, 의리 정신, 저항정신을 꼽았다.

 

 

제45회 남명선비문화축제 축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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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국제학술행사·온라인 문예행사

‘남명 제례’서 김선유 이사장 등 헌작

 

조선 시대 대표적 유학자이자 청렴결백한 선비로서 실천정신을 몸소 실행한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는 ‘남명선비문화축제’가 개최됐다.

남명선비문화축제위원회(위원장 최구식)는 15~16일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5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열었다. 

축제 첫날인 15일에는 오전 11시부터 비대면 방식의 ‘동서양 문화의 핵심정신·선비, 사무라이, 기사도 정신 비교 국제학술대회’가 진행됐다. 

이튿날인 16일 오전 10시에는 ‘남명 제례’가 열려 김선유 (사)남명학연구소 이사장이 초헌관을, 아헌관 박평원 밀양고등학교장, 종헌관 최원태 충북 보은 유림이 맡아 각각 남명 선생의 뜻을 기렸다.

제22회 전국시조경창대회, 제19회 전국한시백일장, 2021 경남학생백일장 등 경연대회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예방 위해 공연행사는 11월로

이번 선비문화축제 각종 공연행사는 정부의 ‘위드(With) 코로나’ 방침에 따라 여건 조성 후 오는 11월 13일 선보일 예정이다. 

극단 큰들 마당극 ‘남명’ 공연, 국악 트로트의 박애리&팝핀 현준, 전국 트로트체전 금메달 진해성, 개그맨 트로트 가수 상호·상민이 무대에 오른다. 

또 직접 작사 작곡한 전통음악으로 수준 높은 국악공연을 선보이는 창작 국악팀 ‘더 미소’의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최구식 위원장은 “위드 코로나 여건이 조성되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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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비문화연구원(원장 최구식)은 15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대강당에서 ‘동서양 문화의 핵심정신’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국제학술회의에는 한·중·일 동양 3국에 영국까지 4개국 학자들이 참석해, 각각 선비정신과 사대부 정신, 사무라이 정신, 신사도 정신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학술회의는 해마다 10월 셋째 주 토요일 열리는 남명제의 전야제를 겸한 주요행사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남명제가 취소됐으나 학술회의는 해외 발표자가 직접 참석하는 대신 영상발표로 대체하는 등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킨 가운데 진행됐다. 

“실사구시 강조 남명사상, 우리나라 핵심정신”

최구식 원장은 개회사에서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인생이 된다고 하는데 개인만 아니라 사람이 모인 나라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가 후발국으로 유일하게 정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유례없는 성취를 이룬 것 역시 하나의 생각으로부터 출발했을 텐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학술회의를 개최한 이유”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실사구시와 실천을 강조한 남명사상을 중심으로 한 선비정신이야말로 우리나라의 핵심정신”이라며 “남명학파의 심장인 진주에서 농민항쟁과 형평운동이 시작되었고 경제적으로는 4대 재벌의 고향으로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정됐다는 사실만 보아도 선비정신이 우리의 핵심정신으로 작동해 오늘의 정치발전과 경제번영을 이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4개국 교수 주제발표‥교수 5명 토론회 가져

 

학술회의에서 ▲꿔이 서울대 교수가 중국의 사대부 정신, ▲브라더 앤서니 서강대 교수가 영국의 신사도 정신, ▲엄석인 일본 쓰쿠바대 교수가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 ▲김덕환 경상국립대 교수가 우리나라의 선비정신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김영우 교수(인제대)가 좌장을 맡아 김화(경상대), 이도경(인제대), 김낙진(진주교대), 강구율 교수(동양대)가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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