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인의 문화 기행(18) 봄맞이 산행 최적지 ‘두류 생태탐방로’

산청시대 2022-03-31 (목) 01:54 2년전 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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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입구

시천면 중산리에 있는 두류 생태탐방로가 경남도에서 지정한 2022년 봄맞이 안심 여행지로 선정됐다.
중산리는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국도 20호선 종점에 있는 마을로 해발 600여m 중턱에 자리 잡았다 해서 중산(中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전형적인 산골 마을로 주민들 주 소득원은 곶감, 양봉, 고로쇠, 산나물 등이며, 지리산 등반객을 상대로 한 식당과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중산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두류 생태탐방로’는 산청군이 중산 계곡을 따라 개설한 1.3km 거리의 탐방로로, 2021년 11월 개방했다. ‘두류’는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 ‘두류산’과 천왕봉 등산 최단코스 출발점인 경남환경교육원이 있는 ‘순두류’의 지명을 빌렸다. 중산마을에서 시작하는 탐방로는 ▶모래 소, ▶너른 바위, ▶구시소 폭포, ▶실소, ▶한량 소, ▶자라 바위, ▶갓등 고개, ▶용소폭포, ▶신선 너덜까지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이후 1.2km 구간은 추후 작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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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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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바위에 새겨진 법

중산마을에서 중산 계곡 따라 1.3km 개설
이 구간 핵심은 ‘너른 바위’로 이름 그대로 바위가 아주 넓어 붙였다. 2011년도 수해 이후 현재는 여기만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전에는 지금의 표면적이 다른 바위에 덮여 크게 보이지 않았다.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바위는 땅속으로 중산 입구 계곡호텔까지 700m 정도 이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또 달리 이 바위를 ‘내리 반석’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이곳은 중산마을 주민들에게는 신성시되는 장소로 옛날에는 기우제를 지내거나 동네 회취(會聚)나 중요한 행사 등을 하는 곳이었다. 특히 모내기가 끝나고 여름 농한기로 접어든다는 것을 알리는 행사인 ‘써레 씻기’를 하여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농촌의 두레 정신이 담긴 곳이다.
바위 중앙 약간 위쪽에 法(법) 자가 새겨져 있는데, 누가 언제 새겼는지 기록이 없으며, 마을주민들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法’을 파자(破子)하면 물(水)이 가는(去) 것이다. 물은 상선약수(上善若水)로 최상의 선은 물과 같으므로, 물이 흘러내려 가듯이 지리산 천왕봉의 기운과 도(道)가 세상 속으로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새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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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소

탐방로 핵심은 두레 정신 담긴 ‘너른 바위’
탐방로의 끝, 신선 너덜에 서서 고개를 들면 천왕봉이 직선으로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지리산신인 마고 할미가 장독대에 모래를 뿌려 놓으려고 저 아래 모래 소에 있는 모래를 치마폭에 담아가다, 한쪽 헤진 곳으로 조금 흘렀는데, 그 떨어진 모래가 너덜이 되었다고 한다. 바위는 기를 받아 모아 준다고 하니 이곳에 서면 천왕봉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갈 수 있다. 천왕봉의 기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이라 그런지 큰 바위 아래에는 무속인들이 산신제를 올리는 영당(靈堂)도 보인다.    
산청군에는 삼장면 소재 대원사를 중심으로 한 ‘대원사 계곡길’ 생태탐방로가 2018년 11월에 개통되어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다. 대원사 탐방로는 부드러운 여성미가 있다면, 두류 탐방로는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집채만 한 커다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남성미가 느껴진다. 시천면의 뜻이 화살 시(矢), 내 천(川). 즉 화살처럼 빠른 물이라는 뜻이니 이름에서도 천왕봉에서 흘러내리는 힘찬 기운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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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너들


◇지리산 빨치산 토벌전시관
전후세대에 6.25가 동족상잔의 참혹함이 무엇이며 전쟁이 뭔가를 알려 주는 공간이다. 빨치산은 6.25 이전에도 있었지만 산청 빨치산은 대부분 6.25 이후에 있었던 비정규전 부대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우리는 왜 그들은 빨치산이 되어야 했을까를 생각하며, 이념을 떠나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공간이다.

◇지리산 성모상(마고 할미상)
지리산을 어머니 산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여신이 있기 때문이다, 전설에 의하면 지리산신은 ‘마고 할미’로 ‘성모’라고도 불린다. 이 여신을 형상화한 성모상을 천왕봉에 봉안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천왕봉에 있던 성모상이 중산리 천황사라는 개인 사찰로 이전됐다. 이 성모상과는 별도로 중산마을 버스 종점 건너편 양지바른 곳에 새로운 성모상을 만들어 놓았다.

◇청송사 노송
중산마을에서 500m 내려오면 ‘청송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안내 간판을 따라 100m 들어가면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큰 소나무가 보인다. 2007년 경남도 기념물 275호로 지정된 노거수다. 수령은 400~500년으로 추정하며,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리산에 왔을 때 여기에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최치원 선생이 심은 소나무는 고사하였고, 그 이후 다시 심은 것이 지금 소나무다. 그래서 사찰 이름도 ‘푸른 소나무’라는 뜻인 청송사(靑松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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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사 소나무


민영인 /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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