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고봉우 산청FC 단장에게 듣는다

산청시대 2018-06-29 (금) 00:40 5년전 5487  

축구 고장 생초, 옛 명성 되찾을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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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영 회장과 노홍섭 전 부회장, 고봉우 감독, 민기훈 국제심판(오른쪽에서)


중학교 때 축구로 만난 노홍섭 부회장과 고봉우 단장

2일 생초축구장 찾아‥생초 축구 역사·미래 의견 나눠

산청오가며 우정‥생초중 부정선수 출전 이야기 ‘웃음’

 

“중학교 때 이야기다. 산청서 축구대회가 열렸는데, 노홍섭 친구와 내가 부정선수로 생초중학교 유니폼으로 뛰었다. 당연히 생초중학교는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일로 노홍섭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생초사람으로 알고 있다.” 고봉우 산청FC 단장의 소회다.

노홍섭(72)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친구인 고봉우(72) 산청FC 단장이 지난 2일 축구 고장 생초를 찾았다. 

이들 두 축구인의 생초방문에는 또 다른 친구인 한운영(72) 재경산청군향우회장과 후배 민기훈(68) 국제복싱연맹 심판이 함께 했다. <본지>는 생초축구장에서 이들 축구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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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우 감독                                           노홍섭 전 부회장
 

프로축구 시작 경험‥축구협회 임원으로

노홍섭 전 부회장은 진주가 고향이다. 하지만 생초면 사람들은 생초사람으로 알고 있다. 진주중학교 때 고봉우 단장과 함께 축구부에 있으면서 생초를 자주 찾았기 때문이다. 한운영 회장과는 진주고등학교(35회) 동기동창이다.

노 전 부회장은 73년부터 76년까지 국민은행 선수로 활약했고, 78년부터 84년까지 국민은행 감독을 맡았다. 이어 2006년부터 2년 동안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직을 수행했다.

국민은행 감독 시절인 83년과 84년, 팀을 이끌고 슈퍼리그(현 K리그 클래식, 1부리그)에 참가했다. 83년 탄생한 슈퍼리그, 즉 프로축구의 시작을 직접 경험했다.

현장에서 물러난 이후 노 전 부회장은 축구 행정가 길을 걸었다. 그는 92년 대한국구협회 기술위원회 위원을 시작으로 협회 이사와 전무를 거쳐 2009년부터 부회장직을 역임했다.

 

중학교 때 본격 시작한 축구, 국가대표급

고봉우 산청FC 단장은 생초면 소재지에서 태어났다. 생초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지만 진주중학교는 시험을 쳐서 진학했다. 

진주농고를 나온 고 단장은 60~70년대 국가대표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으며, 외환은행과 해병대에서 선수로 활약하다가 경상대 축구팀이 생기면서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후 2005년 ‘고봉우 FC’를 창단해 진주에서 유소년 축구 교실의 효시를 만들었으며, 1천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축구를 통해 전국 최정상급 선수에 올랐다. 고봉우 FC는 2008년 대한축구협회 U-12 유소년클럽 왕중왕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창단 2년 만에 축구대회 제패한 산청FC

산청FC는 2012년 창단했다. 산청FC U15 유소년 팀은 2013년과 2014년 MBC꿈나무축구재단 주최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7월 ‘제22회 무학기 전국중학축구대회’ 저학년부에서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산청FC U15는 프로 산하 유스팀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메인 스폰서인 쉐보레 로고가 박혀있다.

지난해 5월 한국GM 쉐보레가 지역사회 공헌과 스포츠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전국 8개 중등 축구팀의 후원에 나섰고, 산청FC가 포함됐다. 

 

“지자체 등에서 산청FC 지원 나서야”

고봉우 단장은 생초가 축구의 고장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에 대해 “과거 산청 정동현 축구협회 회장과 배영남, 김일곤 김대곤, 유상열, 민병주 등 축구의 후진들을 가르치는 선배들이 많이 포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동네 축구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고 회고했다.

고 단장은 산청FC 운영의 애로점은 적은 경비로 우수한 선수를 양성해야 한다는 부담을 거론했다. 현재 산청FC 전체 운영비용은 전국 같은 또래 축구팀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자체나 지역, 향우 독지가들이 지원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고봉우 단장은 “적은 비용으로 우수 선수를 발굴해 키워 놓으면, 대도시 축구팀에서 선수들을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해 간다”며 유소년 축구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지적했다.

 

“축구역사 숨 쉬는 생초, 정신이어지길” 

노홍섭 전 부회장은 “시골 지역에서 산청FC를 통해 기량 있는 선수들이 배출된다는 것에 매우 놀라웠다”고 전제하고 “지역 축구인들이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한마음으로 산청FC를 지원하는 등 동력 구축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전 부회장은 “지방선수들의 대도시 유출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일본처럼 지방에서 성장해 중앙무대로 진출하는 것처럼, 학부모들이 대표선수 선발에 집착하지 않고 인간 됨됨이를 중심으로 축구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좋은 인성을 길러나갔으면 한다”고 진단했다.

노홍섭 부회장은 끝으로 “생초는 산청축구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인 만큼, 생초 축구의 과거와 오늘을 담은 역사책이 편찬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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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FC 버스 앞에서

[이 게시물은 산청시대님에 의해 2018-06-29 00:46:29 사람들에서 복사 됨] http://scsnews.kr/bbs/board.php?bo_table=B02&wr_id=216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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